책읽기-소설편

Category :: 영화, 책/책


반년 만에 올리는 글이다.
반년 동안 나조차도 거의 들르지 않았던 이 블로그.
그런데도 방문객이 줄지를 않다니 신기하다.
글을 하도 안 썼더니 이제 글이 쓰고 싶다.
그런데 글을 하도 안 썼더니 쓰기가 귀찮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얼마 전에 이사했다.
이사 한 김에 책장을 맞춰서 500권 정도 되는 책들을 종류별로 나눠서 정리했다.
밤늦게까지 책들을 정리하다 보니..
내가 읽은 책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것이 바로 "나의 독서 돌아보기"다.
내 인생을 책을 통해서 한 번 돌아보자는 것이다.
사실, 별로 거창할 것도 없다.
그냥 책에 얽힌 이러저러한 소소한 얘기를 해보자는 것일 뿐이다.
오늘은 그 첫 편 소설 이야기.

1. 반지의 제왕 / J. R. R. Tolkien
아마도 내가 가장 많이 읽었던 책.
총 세 개의 버전을 접했다. 최초로 접한 버전은 중학교 1-2학년 때였는데, 당시 ABE 라는 전집에 들어 있었다. 반지의 제왕 전편 격인 호비트까지 들어 있었다. 제목이 좀 웃기게 되어 있었는데 머나먼 강, 머나먼 산 이런 식으로 총 6권이었다. 그 다음은 예문사에서 나온 3권짜리. 가장 번역이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지금도 소장하는 버전. 마지막은 반지의 제왕 영화가 나오면서 급조한 듯한 6권짜리 버전이었는데, 번역이 조낸 구렸다. 2편에서 메리와 피핀을 구해준 엔트, '트리비어드'를 '나무수염'으로, 톰 봄바딜의 부인인 강물의 요정, '골드베리'를 '금딸기'로 번역을 해서 피식했던 기억이 난다.
반지의 제왕은 하도 읽어서 웬만한 내용은 모두 기억하고 있는데, 영화에는 나오지도 않는 로한 궁전의 경비대장 이름이 '하마'라는 것, 아라곤이 프로도를 만날 때의 나이가 88세 라는 것, 드워프 '김리'의 아버지가 프로도의 양아버지 빌보와 여행을 했던 12 난쟁이 중 하나의 '글로인'이라는 것 등이 당장 떠오르는 것들이다.

2. 영웅문, 천룡팔부 / 김용
보통 무협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최초로 읽게 되는 소설이 바로 '영웅문'이다. 이 역시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접해 수십 번은 족히 읽은 듯하다. 가장 많이 읽은 1편 '사조영웅전'은 아직도 내용 대부분을 기억할 수 있다. 2편 '신조협려', 3편 '의천도룡기'는 이제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몇몇 장면만 기억이 난다. 천룡팔부는 읽을 때는 재미있었는데, 사실 지금은 기억이 잘 안 난다. 남자 중의 남자 '소봉', 내가 본 소설 속 최고의 악녀 '아자', 어부지리로 고수가 된 '단예', 못생기고, 재주도 없는 중이지만 대박 나서 하렘을 거느리게 되는 '허죽' 등이 기억이 난다.

3. 한국무협
보통 무협폐인들의 테크트리는 영웅문 > 천룡팔부 > 그 외 김용 작품 > 고룡/양우생 > 한국무협 > 판타지 순으로 가는데, 나는 천룡팔부에서 바로 한국무협으로 갈아탔다. 고등학교 2학년 때인 걸로 기억하는데, 동생 선휘가 '야설록' 작가가 지은 '대사막'이라는 무협지를 빌려왔었다. 이때를 기점으로 미친 듯이 무협지를 읽어댔다. 무협지 읽기 피크였던 고3 여름방학 때는 독서실을 등록해서 아침부터 밤까지 무협지만 읽었었다. 당시 가로판 무협지는 읽을 게 없어 세로판을 봤는데 보통 7권이 1질이었다. 이걸 하루에 3질씩, 그러니까 21권씩 읽었었다.
보통 구무협이라고 하는 고정된 스토리에, 황당무계한 설정이 특징인 소설들을 1,000권 이상 읽었던 거 같다. 이후 잠시 무협을 끊었다가 90년대 후반쯤 신무협의 효시인 좌백의 '대도오'를 시작으로 무협 2기로 진입한다. 이때 내가 지금도 좋아하는 작가가 대거 등장했다. '좌백'을 위시해서, '풍종호', '설봉', '장경', '한상운' 등 기라성 같은 작가들을 모두 이때 접했다. 이후 무협소설을 쓰는 사람이 많아지고 무협으로 돈을 벌 수 있게 되자 사람과 돈이 몰리고 작품의 질은 떨어지게 된다. 지금은 간간이 신간소식이나 보고 한 두 권씩 보는 정도로 즐기고 있다.

3. 삼국지 / 나관중
삼국지 역시 내가 지겹도록 읽은 책 중의 하나다. 나는 이상하게 전쟁, 싸움, 남자들의 우정, 의리 이런 것들을 아주 좋아한다. 예전에 동생 선휘는 나에게 '형의 세계관은 삼국지야'라고 한 적이 있는데 생각할수록 맞는 말인듯하다. 목숨을 초개같이 버리는 남자들의 의리에 나는 아직도 가슴이 뛴다.

4.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 솔제니친
고등학교 2학년 때 읽었던 책인데, 두고두고 생각이 난다. 저런 형태로 글을 써보고 싶기도 하고, 그런 생활을 상상하기도 한다.

5. 사람의 아들 / 이문열
군대에서 읽은 책, 내 가슴에 칼을 던진 책이다. 종교에 대해서 고민을 하던 때였는데 이 책을 통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지금 다시 읽는다면 그다지 감명은 없을 듯 하다. 이 책은 군대에서 읽어서 그런지 항상 군대시절 내무반 안에 있던 책꽂이와 내가 불침번을 서며 책을 읽었던 내무반 앞 책상이 같이 떠오른다.

6. 한국 근현대문학
2001인가? 한국 근현대문학 50권 정도를 한 한기에 모두 읽고 토론하는 수업을 들었었다. 이 강의는 방학 때 태백산맥 10권, 토지 21권을 모두 읽고 감상문을 써와야 등록을 할 수 있었다. 진입장벽이 높아서인지 10명 정도가 한 학기 동안 수업을 같이 들었고, 우리나라의 주요한 작품들을 대충이나마 읽을 수가 있었다.
모든 인간을 저주했던 내 20대 중반기를 만든 '태백산맥'과 '토지'. 너무나 아름다운 문체에 감동했던 '관촌수필', 속을 뒤집어지게 하는 '난쏘공', 완벽한 구성에 소름이 끼친 '장마', 최인훈이 26살에 써서 26살이던 나를 절망하게 했던 '광장' 이 소설들은 나를 고민하게 했고, 지금은 치기가 가득했지만 순수했던 그 시절을 기억나게 하여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7. 해리포터 시리즈
해리포터 시리즈는 1편부터 진짜 재미나게 읽었다.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보면 볼수록 상징들을 기가 막히게 사용한다. 어떤 때는 이 여자가 정신분석을 전공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정신분석학자인 '융'의 생각이 맞는다면 해리포터 이야기는 아주 오랫동안 재미나게 읽히게 될 것이다.

이외의 소설들은 재미나게 읽기는 했지만, 그다지 남는 것이 없어 패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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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2 23:38 2009/10/1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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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raja 2009/10/15 20:20

    간만에 글을 썼다기에 백만년만에 들어와봤더니...솔직히 말해봐...정말 돌아보기 맞나? 6년 전부터 듣던 얘기인데...새로운 얘기는 없는 것인가? 지루하다...나만 그렇다면 주인장에게 사과하고...

    • thedream 2009/10/19 13:50

      이녀석. 너한테는 다 들은 얘기겠지.

  2. hunismom 2009/10/23 09:58

    ^^ 알콩달콩 아주 분위기 좋습니다~
    지난 번에 재미나게 읽고 갔어요.
    위의 7편 이야기 ㅋㅋㅋ 아주 우리 오빠랑 만나면 죽이 잘 맞을 거 같아요.
    아 우리 오빠가 사상이 약간 불량하여(맘몬주의^^;) 애처롭지만
    좋아하는 책을 보면 아직 순수한 거 같아요.
    아니 요즘은 모르겠네요.
    아 ~ 그리 친하던 오누이는 각자 결혼하면 이리 남남같군요.ㅜㅜ 제 불찰이죠.

    이사했군요. 몰라서 미안해요.^^;;
    책이랑 어항 옮기느라 수고좀 했겠네요.

    아, 참!! 우리 허니들과 함께 보내 주신 김세트 왕 맛나게 먹었어요. 감사해요.

  3. craja 2009/10/24 23:16

    ^^ 저희도 하루 빨리 그 집 삼형제 같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가를 낳아야 할텐데 말입니다.

  4. hunismom 2009/11/12 10:48

    고롬요~ ^^ 둘다 살도 좀 오르고 했으니 ^^; 몸좀 만들고 준비될 아그들이 줄지어 대기 중일 거에요.저도 기대돼요.ㅋㅋㅋ 우리 삼형제가 이뻐라 해 줄 거에요. 나중에 동네에 살자구요 ^^ ㅋㅋ 아마 업고 안고 힘으로 놀아 주겠죠? 부디 친절한 형아들로 자라주길^^; --- 요즘 무척 안 친절한 엄마가 아들들과 좀 거시기해요. ㅜㅜ

  5. 시내 2009/12/06 18:22

    살아있구나.
    영웅문. 나는 초교 3-4학년때 접한 거 같은데, 우리 오빠랑, 하루에 정해져 있던 학습지를 끝내고 나면, 비디오를 한 편씩 빌려볼 수 있었던 기억이...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는 처음 들어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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